[인터뷰] 경동현 "코로나 시대 교회의 역할은 `마음의 백신` 접종하는 것"

[인터뷰] 경동현 "코로나 시대 교회의 역할은 `마음의 백신` 접종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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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17 19:11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경동현 /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장기화로 본당 중심의 신앙 활동 구심력 약화
사제들은 신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

코로나 이후 중요한 사목 과제는 일상 중심의 신앙생활 전환
우선적으로 접근할 사목 대상은 어린이, 청소년, 심리적 어려움 겪는 사람, 노인

신자 고령화와 젊은층의 탈교회에 대한 우려 많아
코로나 위기 대응하려면 성장주의 버리고 사목 패러다임 전환해야

코로나 위기 극복 동력은 공동체 친밀도와 성숙
코로나 시대 교회 역할은 ‘마음의 백신’ 접종하는 것


[인터뷰 전문]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역할과 사목적 대응은 어떠해야 할까요? 신앙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일상을 살아가야 할까요?

천주교 의정부교구가 지난해 코로나 이후 신자들의 신앙의식을 조사한 후 이번에는 사목 현장의 사제, 수도자, 평신도 봉사자 등의 의식조사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의정부교구 통합사목국 초빙연구원인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 연결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뉴노멀 전망과 대응’에 관한 연구 결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경동현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의정부교구가 사목 현장에 있는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봉사자 등 2천여 명의 의식을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번 조사가 갖는 의미와 성과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희가 기억해 보면 작년 5월에 신자들 대상으로 1차 설문을 했었는데요. 그때 모든 게 멈췄을 때 신자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조사였는데요. 그때 6000명 정도가 응답해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그만큼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면서 신자 분들이 많은 말을 쏟아냈는데 이번 설문은 교구 소속 신부님들하고 수도자, 평신도 봉사자가 주 대상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팬데믹이 이어지고 있고 작년에 쏟아냈던 이야기들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봤기 때문에 그렇고요. 지난 1년 동안 교회 공동체를 꾸려온 사제, 수도자, 평신도 봉사자들의 의식이 어떠한가를 확인하는 게 2차 설문의 주요 과제였었습니다. 사제 76명, 수도자 37명, 나머지 1800명 정도 평신도들이 주로 응답을 하셨습니다. 저희가 대체적으로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예상했던 내용들인데요. 본당을 중심으로 신앙 활동의 구심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확인한 설문조사였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신앙생활이나 교회공동체의 역할과 사목에 대해 사목자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는지요?

▶설문 문항 중에 ‘코로나19가 사제들에게 던진 도전과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전체적으로는 신자들에게 더 다가서려는 자세와 노력이 제일 응답률이 높았습니다. 그다음으로 본당 공동체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시대를 읽을 줄 아는 지성과 식별 능력 이런 게 많이 나왔었어요.

소임별로 보면 1순위가 달라졌습니다. 사제들 스스로는 시대를 바라보는 지성과 식별 능력을 제일 높게 꼽았습니다. 그다음에 타성적 사목을 돌아보는 기회를 두 번째로 꼽아서 약간 결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팬데믹 이후에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목 과제에 대해서도 일상 중심의 신앙생활로 전환하는 것이 제일 많이 나왔고요. 이런 조사 결과로 볼 때 본당이 기능적인 면에서 개선되는 것보다는 왜 이런 시기에 본당이 존재해야 하는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들이 설문 결과에 담겨 있었던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교회 안에서 사목자들이 가장 시급히 대응할 과제로 여기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번 설문에서 평신도하고 사제들의 인식 차이가 여러 문항에서 보였는데요. 대체로 사제들의 교회 전망이 평신도들보다 더 부정적이었습니다. 사제들은 팬데믹으로 인한 우울감과 경제적 어려움 등에 대해서 신자들이 더 많이 느낀다고 보셨는데 평신도들은 별로 그렇지 않았거든요.

교회가 우선적으로 접근할 사목 대상을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전반적으로는 어린이 청소년 그다음에 영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 노인 순서대로 꼽았는데요. 사제들만을 놓고 봤을 때는 1순위가 영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그다음이었고요.

전반적으로 지금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가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 대한 배려, 이런 부분들이 조금 더 접근해야 할 과제라고 하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신자 고령화와 아울러 젊은이들이 계속 교회를 떠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걱정들을 평신도들은 크게 봤던 것 같아요.


▷사목자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으로 ‘탈 성장에 입각한 사목 패러다임의 전환’을 꼽았는데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성장 중심의 사목에서 탈피하는 것일까요?

▶2차 설문 조사의 특징 가운데서 생태적인 회개, 공동의 집인 지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확장된 것으로 결과가 나왔는데요. 탈 성장이라고 하는 게 이러한 인식을 어떻게 더 확장시키고 깨달을 수 있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한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성장을 포기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데요. 작년 10월에 주교단에서 발표했던 「찬미 받으소서」 관련 회칙에서도 주교님들이 이런 표현을 썼었거든요. 코로나 사태는 산업혁명 이후에 인간이 자연을 무제한으로 개발하고 소비하고 폐기해도 되는 소유물로 보고 피폐시키고 약탈한 결과라고요. 이런 성찰이 교회가 모든 사목 분야를 돌아보는 기준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고요. 그런 점에서 성장한다는 것을 조금 다시 돌이켜보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집단면역이 형성되기까지 최소 2년 7개월이 걸릴 것이다, 이후에도 제2, 제3의 코로나가 닥칠 거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는데요. 이 같은 전망의 위기 속에서 본당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게 필요할까요?

▶이번 설문에서도 혼란스러운 결과가 나왔는데요. 교회 전망에 대해서 평신도들은 점차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고요. 신부님하고 수도자들 같은 경우는 60, 70% 정도가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해 갈 거라는 전망이 더 많았습니다.

아직도 향후 전망에 대해서 확실한 예측이 어렵다고 보는 것 같고 지금 시기가 위기라는 것에는 평신도, 사제, 수도자 다들 공감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위기를 넘어서려는 노력이 조직화되고 있다는 것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아요.

사제나 본당 차원의 개별적 노력들이 있겠지만, 이것들이 전체 교회 차원에서 고민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작년에 의정부교구에서 코로나 시기에 본당의 대응에 대해서 8개 본당을 인터뷰 조사했던 적이 있는데, 그 조사에서 나온 거는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친밀도가 얼마나 성숙한 가에 따라 대응이 갈렸던 것 같거든요. 그런 것들을 어떻게 팬데믹 이후에 공동체 친밀도, 공동체의 성숙을 이끌어 나갈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목자들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신앙생활을 위한 신앙교육과 양성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떤 교육과 방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까?

▶탈 성장에 대한 사목 패러다임 전환 얘기가 있었습니다. 사실은 그 부분도 신앙인들의 의식전환이 전제가 돼야 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의식전환을 위한 양성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코로나 이후에 지금 비대면 플랫폼 환경이 많이 활성화 되고 있는데 교회도 이걸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대체적으로는 비대면 플랫폼에서 온라인 영상을 올려서 하는 이런 부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은데 비대면을 활용할 때 비대면 상에서도 나눔을 할 수 있는 이런 부분들이 병행이 돼야 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비대면 상황에서의 나눔이라는 건 뭘 의미하는 겁니까?

▶보통 견진교리를 할 때 비대면으로 영상을 올려놓는데 영상을 보고나서 결과에 대해서 본인이 생각하는 것들을 나누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영상만 올려놓고 피드백이 필요 없다 보니까 영상은 잘 듣지만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고 얘기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줌(Zoom)을 활용해서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드는데 익숙하시지 않으니까 잘 활용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미래학자들은 종교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가톨릭교회 전체가 신앙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앞으로 어떤 행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설문조사에도 확인이 됐는데, 교회 구성원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과거 일상으로 돌아갈 거라는 예측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계기로 서구에서 강화되고 있는 아시안 혐오라든지 공동선을 찾기 어려운 서구 중심의 백신 전쟁, 이런 것들을 보고 있으면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백신 주사뿐만 아니라 ‘마음의 백신’도 절실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지점이 종교가 해야 할 역할,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이 요청되는 게 아닌가 싶고요.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이 시기에 종교가, 교회가 어떤 존재여야 할지를 묻고 작은 실천들을 조직해 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과 대응’에 관해 의정부교구 통합사목국의 초빙연구원인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5-1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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