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인터뷰] 이나영 이사장 "일본 사죄할 때까지 평화의 연대 멈출 수 없어"

[열린 인터뷰] 이나영 이사장 "일본 사죄할 때까지 평화의 연대 멈출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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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1 16:24
▲ 1천500차 수요시위에서 발언하는 이나영 이사장. <사진 출처=정의기억연대>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수요 시위 1500회, 슬프면서도 할머니들께 감사해
전 세계 시민과 연대한 1500인 수요시위 의미 커

역사 부정하고 거꾸로 돌리려는 일본 행태 안타까워
과거사 갈등?, 가해자 사죄만이 미래지향적 관계 보장

유엔의 성노예제 관련 권고와 시민 인식 변화는 성과
사죄할 때까지 수요시위, 평화의 소녀상 전 세계 설치

[인터뷰 전문]

세계에서 단일 주제로 열린 가장 오래 된 시위,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가 지난 14일로 1500회를 맞았습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니까 햇수로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는데요.

일본의 태도나 입장은 아직까지도 요지부동, 오히려 퇴행적 역사관을 반복하고 있죠.

수요시위를 주최하고 있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 연결해 말씀 나누겠습니다.

▷이나영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지난 14일로 수요시위 1500회를 맞았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맞으셨어요?

▶한편으로는 굉장히 착잡하고 슬프고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걸 1500회나 진행하신 선배 활동가님들 당사자인 할머님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1992년 1월 8일 시작했으니까 수요시위 1500회를 맞기까지 3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셈인데요. 30년 가까운 시간을 돌아보면 생각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사실 피해 당사자인 김학순 할머니께서 처음 공개하고 나선 게 올해 30주년인데요. 당사자가 나오고 나서도 일본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해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사실 인정을 하지 않으니 결국은 미야자와 총리가 방한한 것을 계기로 여성들이 모인 거거든요.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일본에게 한결같이 요구하고 있는 사실 인정, 진상규명, 법적 사죄, 법적 배상, 역사교육, 기림비 설치, 이런 것들에 대한 요구를 일관되게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문제가 도돌이표가 되고 있고 심지어는 한편으로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본 정부의 행태가 자꾸 보이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500차 수요시위, 다양하고 의미있는 행사로 진행됐나요?

▶저희가 온라인 시위를 진행했고요. 아시겠지만 코로나19, 특히 지난주부터는 4단계로 격상되어서 1인 시위 형식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원래는 현장에서 굉장히 크게 문화제같이 하는데 못했고요. 다만 저희가 준비한 거는 이 수요시위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계속해서 지켜온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시민이 지켜 온 것이기 때문에 1500인 수요시위 주관인을 모집을 했었어요. 굉장히 많은 전 세계 시민들과 단체들이 연대를 해 주시면서 내가 이 수요시위 주관이라고 하면서 그들의 공동주관으로 진행됐다는 거. 이게 가장 큰 의미이고 중요한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1500회 수요시위 때도 일부 보수단체들이 반대시위에 나서기도 했다는데요. 이런 행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사실 한국 사회가 처음부터 이 문제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 건 아니었고 운동이 진행되면서 많은 분들이 동감하고 나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공감해서 같이 참여해 왔잖아요. 그런 사이에 역시 한국 사회에도 일본의 역사 부정론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특히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아예 공개적으로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의 허울을 쓴 사람들이 단체 이름으로 수요시위뿐만 아니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자체를 부정하고 왜곡하고 또 피해자를 모독하고 이런 일들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힘드네요. 수요시위 갈 때마다 양 옆에서 고성을 지르고 그러고 계시기 때문에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지난 30년 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도 많이 변했죠, 어떻게 느끼고 계세요?

▶맞습니다. 많이 변했고요. 처음에는 사실 그 당시의 김학순 할머니 나오셨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성폭력 특별법 이런 게 없었거든요. 성폭력이라는 공식 개념도 없고 몸 버린 여자 얘기를 왜 여기서 하냐. 굉장히 수치스러워 했어요. 그런 거에 비하면 이 문제가 보편적 여성 인권 문제고 그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전시 성폭력 문제하고 연결돼 있다고 인지하고 계신 많은 시민들이 존재하고 있고요. 역시나 한국 사회가 그동안 민주주의 사회로 계속해서 발전하면서 우리 의식도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들도 마찬가지죠. 전시 성노예제 이런 단어가 없었거든요. UN에서 결국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여러 권고안들이 나오게 됐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세계 인권 규범, 혹은 세계 여성운동사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돌아보면 일본 정부가 1993년 고노 담화나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과거사를 반성하며 전향적 자세를 잠깐 보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이후 일관되게 과거사를 부정하면서 역사수정주의 성향마저 보이고 있는데요. 아베 내각에 이은 스가 내각의 역사 인식, 변화를 바라기 힘들다, 이렇게 보십니까?

▶참 안타까운데요. 사실 일본도 아베 정권이나 스가 정권도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얘기했지만 일본군 성노예제 자체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심지어는 위안부 앞에 일본군을 뺏잖아요. 강제동원이 없었다. 증거가 없다. 이런 식으로요. 그런 걸 보면 일본으로부터 정말 전향적 자세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구나. 이 난국을 끊임없이 극복하고 돌파해온 할머니들 다시 한 번 존경스럽다고 생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 운동의 정신은 우리가 계속해서 미래 세대에게 계승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일각에선 한일 양국이 안보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가야 한다, 한일 간 과거사 갈등에 발이 묶여선 안 된다, 이렇게 주장하기도 하잖아요? 이런 말 들으면 어떤 생각을 좀 해 보세요?

▶우리가 일단 과거사 갈등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갈등이라는 단어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고요. 굉장히 심대한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진행 중인데 결국 이 문제는 과거의 가해자가 진정하게 그 문제에 대해서 인식하고 사죄해야만 해결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야만 미래지향적 관계가 보장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거를 마치 이대로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결국은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자들의 논리에 부합하는 그런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일본의 소녀상 전시가 폭력적 외압으로 중단되기도 했는데요. 일본이 소녀상에 대해 이렇게 예민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사실 소녀상이 1000차 수요시위 때 만들어졌는데요. 원래 돌아가신 할머니들을 기림하는 기림비 형태였어요. 그게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성과 미래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논의가 계속됐고 그래서 평화의 소녀상 같은 형태가 된 거거든요. 사실 2015년 한일합의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평화의 소녀상이 주목받지는 못했어요. 한일합의 때 이면합의로 소녀상 철거가 제기가 됐잖아요. 일본 측으로부터 요구가 들어왔잖아요. 그걸 보면서 오히려 국내 시민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들이 왜 이 소녀상이 일본의 심기를 건드릴까. 활동가들도 그렇지만 연구자들이 다각도로 연구를 많이 했어요. 결국 이게 뭐냐 하면 당사자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이 문제가 덮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소녀상이라는 형태, 상을 입은 모양이 대사관 앞에 서고 거기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단지 추모가 아니라 미래로 가기 위해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할 것인가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니까 이게 일본 정부로 봐서는 과거를 더 이상 덮을 수 없게 된 거죠. 그런 점에서 일본의 입장에서는 위협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들의 과오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죽지도 늙지도 않는 소녀. 그대로 서 있는 거죠.


▷죽지도 늙지도 않을 소녀라고 느낄 분들이 몇 분 안 계시죠. 생존해 계신 분들은 어떻게 지내고들 계시고 어떤 소망들을 말씀하고 계세요?

▶몇 분은 나눔의 집에 계시기도 하고요. 단체생활 하시는 거고. 그 외의 분들은 각자 개인적으로 가족들과 생활하시거나 혼자 생활하시는 분도 계세요. 대체로 건강이 안 좋으시고요. 연세가 워낙 고령이셔서 다 90대 중반을 넘기셨기 때문에. 정말로 안타깝고요. 건강이 조금 괜찮으신 분들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왜 일본이 저렇게 버티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세요. 특히 이번에 이옥순 할머니 같은 경우도 수요시위가 계속돼야 한다. 왜냐하면 일본이 사죄를 안 했기 때문에. 사죄할 때까지 계속해 달라고 말씀을 하세요. 결국은 할머니들의 염원을 우리 다음 세대가 받아야 할 책임이 생긴 거죠.


▷끝으로 수요시위의 상징성과 지속성을 지키기 위해 정의연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이런 지적도 나옵니다. 혹시 이 부분과 관련해선 어떤 생각이나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사실 작년부터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고민을 했고 실천을 해왔어요. 30년 운동사다 보니까 조직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 그런 부분을 개선하고 개혁하는 데 굉장히 집중했고요. 이 운동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이 있으니까 이런 부분은 저희가 더 살려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열심히 국내외 연대를 하고 또 지원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할머니들이 염원하셨던 전쟁 없는 세상,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 도와달라는 걸 받들어서 그동안 아프리카의 우간다나 이런 나라에 전시 성폭력 여성들 도와왔는데 올해는 팔레스타인에도 피해자들이 있어서 그런 분들을 돕는 일도 하고 있어요. 물론 평화의 소녀상 전 세계에서 설치되는데 저희가 적극 지원하고 있죠.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7-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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