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시기, ‘먹방’ 대신 수도원 식사 어때요?

사순 시기, ‘먹방’ 대신 수도원 식사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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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04 05:00 수정 : 2022-03-11 14:11


[앵커] 다가오는 주일은 사순 제1주일입니다.

이 시기 교회는 기도와 자선, 그리고 단식을 강조하죠.

단식은 절제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실천입니다.

차고 넘치지 않는 수도원 식탁에서 단식의 의미를 알아봅니다.

전은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을 혼자 먹거나, 아주 맵거나 달콤한 음식을 먹습니다.

먹방은 점점 더 자극적인 콘셉트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러한 먹방이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조금 낯선 풍경의 식사들이 있습니다.

바로 수도원의 식탁 모습입니다.

카르투시오회 봉쇄수도원 수사들의 식탁에는 흰 쌀밥 한 그릇과 물 한 잔만이 올라갑니다.

수사들은 반찬도 없이 맨밥 한 그릇을 하루 세끼로 나눠 먹습니다.

침묵을 지키며 먹는 아주 적은 양의 밥.

수도자들이 소식하는 건 체중 감량이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실천이 아닙니다.

소식이나 단식 그 자체가 영성을 단련하는 과정입니다.

전통적으로 수도원의 단식은 수도 생활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폭식과 탐식은 향락과 사치의 상징이었고, 소식과 단식은 경건한 덕목으로 여겨졌습니다.

「베네딕도 규칙서」에 따르면 사순 시기 동안 성 베네딕도회는 이른 저녁 식사 한 번만 허용했습니다.

11세기 트라피스트 수도회(엄률 시토회)도 연중 일정 기간 한 끼의 식사만 권장했습니다.

지금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수도자들 모두 하루 세끼 식사하지만, 여전히 수도원의 식탁은 넘치지 않게 꾸리는 게 원칙입니다.



수도자들은 최소한의 요리로 생명의 식단을 만들고, 음식을 남기지 않는 약속도 지킵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음식은 절제보다 소비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사순 시기, 전통적으로 회개의 구체적인 표현인 단식을 강조합니다.

단식은 인내와 희생 속에서 잘못을 깨닫고, 그 뉘우침이 나눔으로 이어지는 게 목적입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시기, 식탁 앞에서 떠올리는 먹고 마시기의 내려놓음이 필요합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
cpbc 전은지 기자(eunz@cpbc.co.kr) | 입력 : 2022-03-04 05:00 수정 : 2022-03-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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