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익의 뉴스공감-김정아] "이 사진이 불편하게 느껴졌던 이유"

[오창익의 뉴스공감-김정아] "이 사진이 불편하게 느껴졌던 이유"

Home > NEWS > 사회
입력 : 2022-11-18 21:00 수정 : 2022-11-18 21:54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오창익의 뉴스공감>

○ 진행 : 오창익 앵커

○ 출연 : 김정아 기자


▶현장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CPBC 보도국 기자가 출연하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김정아 기자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들고 오셨습니까?

▷ 오늘은 이 한 장의 사진에 대해서 다뤄 볼까합니다.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서 보실 수 있는데요.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프놈펜 선천성 심장질환 아동의 집을 위문한 사진입니다. 대통령실 브리핑룸 홈페이지엔 총 9장의 사진이 공개돼 있습니다. 이 사진은 정말 많이 보도가 됐습니다. 앵커는 이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 용산 대통령실 제공

▶불편했죠. 안겨있는 아이가 불편해 보이기도 했고요.

▷네, 그렇습니다.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은 ‘불편하다’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불편함을 느꼈을까요? 언론은 왜 이 사진을 원본 그대로 공개했을까요? 모자이크된 사진을 찾고 싶었지만 단 한곳의 언론도 없었습니다. 모두 원본 그대로 공개했습니다.

▲ 용산 대통령실 제공

▶단 한곳의 언론도 아이의 얼굴을 모자이크 하지 않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사진뿐 아니라 영상도 공개됐는데 영상에서도 모자이크는 처리는 되지 않았습니다. 아동의 인격권보다 알권리가 더 중요했던 것인지, 혹은 이 사진의 모자이크 할 필요성이 없는 것인지 취재보도 준칙을 살펴봤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제정한 <인권보도준칙>

▶한국기자협회에서 만든 보도 준칙이라는 게 있잖아요?

▷네. 먼저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을 살펴봤습니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2011년에 제정을 했고요. 2014년에 개정한 내용입니다.

▲ 제2장 인격권

제2장을 보면 인격권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1항 가, 공인이 아닌 개인의 얼굴, 설명 등 신상 정보와 병명, 가족관계 등 사생활에 속하는 사항을 공개하려면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1항 다, 취재과정에서 인격권 침해와 개인 정보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 제7장 어린이와 청소년 인권

또 제7장엔 어린이와 청소년 인권에 대해 나와 있는데요. 1항, 언론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인식하는 자세를 갖는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어리다는 이유로 그들의 권리를 무시하지 않는다.
2항, 주변의 도움이나 후원을 받는 경우, 얼굴과 성명 등 신상 정보가 공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번 보도에서 언론이 사진에 공개되는 어린이의 인권을 지켜줬는지 의문입니다. 특히 얼굴과 성명, 국적, 병명까지 모두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보도준칙에 따른 보도였는지 다시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아동에 대한 보도를 할 땐 언론이 조금 더 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

▷그렇습니다. 또 찾아보니까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이 있더라고요. 2014년에 제정된 건데요.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 유니세프 한국 위원회,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등과 같은 아동을 중심에 둔 국제 구호개발 NGO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가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더라고요.

이 가이드라인엔 언론매체가 개발도상국의 아동과 관련된 내용을 보도할 때 언론인 및 보도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아동 권리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이 담겼습니다. 물론 미디어를 통해서 개발도상국의 아동이 처한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 그들의 권리를 증진하는데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취재와 제작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막고자 이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밝혔는데요.

앞서 기본 원칙엔 아동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자 권리를 가진 주체로서 절대적인 약자와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 권리를 가지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인격체로 보도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언론 보도 준수사항이 명시 되어 있었는데요.

▲ 언론 보도 및 홍보물 제작 시 준수사항

- 미디어를 접하는 대중들로 하여금 죄의식을 느끼게 하는 보도는 지양한다.
- 아동을 동정 및 시혜의 대상이나 약자, 피해자로 묘사하지 않는다.
- 아동을 자신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주체자로 표현한다.
- 아동과 해당 아동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형성할 수 있는 보도는 하지 않는다.

▲ 상황별 가이드라인 [빈곤·기아·질병 상황의 아동]

상황별 가이드라인도 살펴보면요. 빈곤과 기아, 질병 상황의 아동에 대해서도 명시돼 있었습니다. 굶주리고 병든 아동의 이미지를 이용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탈피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개발도상국의 아동과 가족이 선진국의 원조에만 의지하는 듯 한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극심한 상황을 연출해선 안 된다고도 나와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김건희 여사의 사진은 위에 언급한 가이드라인에 적합했다곤 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 이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았음에도 보도한 언론에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 이 아이템을 가져왔습니다.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유승현 교수는 모자이크 없이 보도된 이 사진에 대해 취재 보도 윤리 규정에 어긋났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 교수의 답변 들어보시겠습니다.

▲ 유승현 /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유승현 /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어린이 보호를 위한 것이라든가 아니면 취재원을 보호한다든가 이런 부분들이 윤리 강령으로서 다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그런 부분들이 좀 취재 보도 윤리 규정에 어긋났다고 충분히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유 교수는 두 가지의 문제점을 짚어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언론이 사진에 대해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에서 보도자료를 받았을 때 김건희 여사가 어떤 행사를 했다는 식의 다른 보도 방법이 많은데도 사진을 그대로 노출했다는 건 문제의식이 부재했다는 겁니다.

두 번째, 언론이 나서서 기존의 윤리 강령이나 규정을 지켜줘야 하는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유튜브와 인터넷을 통해 모든 정보들이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 언론이 모자이크를 해서 공적인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 언론이 그러지 못했다는 거죠. 언론이 ‘아이의 인격권’이나 ‘아동권’은 지켜줬어야 했다는 겁니다.

앞서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의 경우에도 저희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공감에 출연해 아동의 얼굴을 모자이크 했어야 했다고 강조하며 언론이 그대로 받으면 안 됐다고 지적했는데요. 관련 발언 들어보시죠.

▲ 최민희 /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최민희 /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아동을 껴안고 찍은 사진, 그 사진에서 아동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빈곤아동이나 몸이 불편한 아동을 보도하는 언론의 기본이 있습니다. 취재준칙이 있습니다. 아동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면 안 된다고 돼 있는데 대통령실은 그런 사진을 내보낼 수 있다고 봅니다. 홍보하기 위해서. 언론이 그대로 받으면 안 되죠.”


▶언론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보도 준칙을 지킨 보도였는지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vigorousact@gmail.com) | 입력 : 2022-11-18 21:00 수정 : 2022-11-18 21:5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오창익의 뉴스공감>'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