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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불평등·분쟁으로 멍든 지구촌… ‘인도주의적 위기’ 함께 막아야

코로나19·불평등·분쟁으로 멍든 지구촌… ‘인도주의적 위기’ 함께 막아야

미얀마·아프간 등 정치 위기 극심, 팬데믹 속 소득과 인종 격차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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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2 발행 [1629호]

▲ 빈곤과 불평등이 지속되자 콜롬비아 국민들이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며 시위를 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 발발 7개월째인 미얀마에서 국민적 불안이 반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이자 양곤대교구장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이 최근 다시금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냈다. “권력은 국민을 섬김으로써 정당성을 얻습니다!”
 

보 추기경은 미얀마 내에서 유일하게 군부를 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8월 23일 올해 몇 번째나 되는지 모를 성명을 재차 발표한 보 추기경은 “권력을 행사하는 이들은 국민을 섬기지 않으면 합법성을 획득할 수 없으며, 어떤 정의로운 국가와 정부도 국민 위에 있지 않다”면서 “너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물론, 동시에 커다란 악한 힘에 모두가 직면하고 있기에 함께 뭉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 추기경은 지속되는 권력의 탄압과 위협 속에도 발언의 수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희생된 수많은 국민과 함께 1만 3000여 명에 이르는 예술가와 전문가들이 사망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정치 불안과 국가 붕괴, 이상기후,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까지. 지구촌 곳곳이 어느 때보다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첫해로 엄청난 보건위기에 접어들었다면, 올해는 그 여파로 인간 활동 전반이 ‘위기’와 ‘고통’을 겪으며 폭력과 시위, 죽음으로 옮아가고 있다.
 

세계 학계와 글로벌 NGO 단체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 올해 글로벌 위기의 중대 지표로 △정치 불안 △식량 불안 △난민 △기후 위기 △아동학대와 성차별 △인신매매 급증 등을 꼽았다. 세계 어린이 구호 NGO 단체인 월드비전은 “2021년 글로벌 대유행과 계속되는 갈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각 가정과 아동의 식량 불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역사상 어느 때보다 많은 어린이가 난민으로 전락할 것이며, 현재 전 세계 8000만 명에 이르는 난민 가운데 절반가량이 18세 미만”이라고 전했다. 월드비전은 또 각국의 코로나19 폐쇄 조치로 아프리카에선 10대들의 임신이 급격히 늘고, 아시아에서만 어린이 800만 명이 빈곤과 노동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의료구호 단체인 ‘인터내셔널 레스큐 커미티’는 국제 현황 보고서를 통해 아프리카 모잠비크와 남수단, 남미 베네수엘라, 중동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 10개국이 극심한 정치적 위기를 겪는 곳으로 꼽았으며, 각국에서 추방된 난민 가정,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이 인도주의적 위기 속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탈레반이 국가를 장악하고 ‘과도 정부’를 탄생시킨 아프가니스탄은 전염병과 탈레반 폭력, 정치 불안 등 삼중고를 겪는 나라로, 민간인과 구호단체가 분쟁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올해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방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급격히 상승해 정부 지도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얼마나 긴급히 국제적 관심을 필요로 하는지 역할을 해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정치경제학자인 필립 립시 교수는 지난해 말 펴낸 ‘코로나19와 정치적 위기’ 주제 보고서에서 “많은 국가가 코로나19 대유행 제한 조치와 경기 부양책을 동시에 펼치며 정부의 사회 개입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면서 “코로나19는 오랫동안 끓어오른 소득 문제와 인종 간 격차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정부가 시민들 일상에 전례 없는 침해를 정당화할 구실을 제공하면서 독재자들의 권력을 더욱 강화하고, 민주적 제도를 더욱 잠재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불평등 증대로 도전에 직면한 세계 각국은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해 위기 감시와 예방, 대응을 강화하는 개혁이 시급하다”고 평했다.
 

실제 멕시코와 쿠바,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와 아프리카를 비롯해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 등은 올해 더욱 극심한 정치 불안과 소요 사태를 촉발하고 있다. 또 세계 기후학자들은 최근 지구 표면 온도가 향후 20년 이내에 1.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이상기후로 나타나는 ‘지구의 경고’를 깊이 인식할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9일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트위터를 통해 기후변화로 이어지는 지구촌 인도주의 위기를 경고하며 연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인도주의 단체들이 항상 인간성, 공정성, 중립성, 독립성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길 바란다”고도 호소했다. 국제 카리타스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등지의 정치적 혼란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용감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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