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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40)파르바나: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영화의 향기 with CaFF] (140)파르바나: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탈레반 피해 남장을 한 아프간 소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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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5 발행 [1640호]



애니메이션 ‘파르바나: 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은 탈레반이 처음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던 1996년부터 미국과 전쟁으로 쫓겨나는 2001년까지 수도 카불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고 있다. 철저히 이슬람 원리주의를 따르는 그들은 서구 문물을 퍼뜨리는 것이나 여성의 교육을 금지한다. 11살인 파르바나도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지만, 영국에서 유학한 지식인 아버지 덕에 언어와 역사를 배울 수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파르바나의 가족들이 아버지에게서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탈레반 군인들이 총을 들고 집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아버지를 끌고 간다. 고통스러운 밤이 지난 다음 날, 파르바나는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탈레반 군인에게 발각된 모녀는 심한 구타를 당한 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탈레반 정권에서 여자는 남자 없이 밖으로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병약한 어머니와 결혼할 나이에 접어든 언니, 그리고 아직 말도 떼지 못한 남동생과 파르바나는 집 안에 갇힌 채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식량이 금세 바닥나자, 파르바나는 가족을 위해 식량과 물을 구해 올 수 있는 사람은 긴 머리만 자르면 아직 소년 행세를 할 수 있는 자신뿐이라 생각한다.

처음 남장을 하고 집 밖으로 나온 파르바나는 자신이 여자란 걸 탈레반 군인들이 알아볼까 노심초사하며, 스스로 자신에게 ‘난 남자야!’라고 되뇌며 시장으로 향한다. 굶주린 가족을 위해 처음 빵을 사는 데 성공한 그녀는 조금씩이라도 돈을 벌기 위해 시장에서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가져온 편지를 대신 읽어주고 답장을 쓰는 일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렇게 피하려 했던 탈레반 군인 한 명이 다가온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파르바나에게 편지 한 통을 건네며, 읽어 달라는 중년의 라사크. 그는 이미 오래전에 받았지만, 아직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지 모른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레 읽어 내려간 편지에는 한 여인의 죽음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파르바나가 편지를 읽는 동안 곁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던 그는 편지 속의 여인이 바로 자신의 아내임을 밝힌다. 그날 이후로 라사크는 자주 파르바나를 찾아와 돈을 주고 글을 배운다.

‘목소리가 아닌 말의 가치를 높여라. 꽃을 피우는 것은 천둥이 아니라 비다.’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인 데보라 앨리스의 소설 ‘The Breadwinner’가 발표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안정되지 않은 아프가니스탄의 뉴스를 본다. 애니메이션 ‘파르바나: 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더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죽이는 전쟁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고유문화의 긍지를 되찾고, 다른 문화, 다른 생각의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염원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파르바나에게 글을 배운 라사크가 죽을 위험 앞에서도, 그녀가 아버지를 되찾도록 돕는 장면을 넣은 이유가 아닐까 한다.

넷플릭스 공개



조종덕 요셉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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