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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변호사 김윤주씨, 부업은 봉사 “뿌듯함과 은총 느껴요”

미국 변호사 김윤주씨, 부업은 봉사 “뿌듯함과 은총 느껴요”

[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5) 변호사 김윤주(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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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5 발행 [1643호]
▲ 김윤주 변호사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주님께서 그 결과를 누릴 수 있게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한다. 김 변호사가 미국 출장 중 뉴욕 타임스퀘어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자신의 탈렌트를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가톨릭 젊은이들이 많다. 그들의 존재는 우리 사회를 더 빛나게 하고 내일을 더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김윤주 마리아(44, 서울 방배동본당)는 주일 새벽 미사를 다녀와 인터넷을 뒤져 무작위로 요양원에 전화를 건다. “오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해서 봉사를 하고 싶은데 혹시 가능한가요?” 보통 주일에는 봉사자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잘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운이 좋으면 지금 당장 와도 된다는 기별을 받는다. 그러면 그녀는 종일 요양원에 가서 이불을 빨고 청소를 하거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톱 발톱을 깎아드린다. 물론 요즘은 코로나19로 봉사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아쉽다. 그녀는 휴가 때도 갑자기 짐을 싸서 훌쩍 여행을 떠난다. 사람들의 손이 잘 닿지 않는 오지로도 여행을 즐긴다. 그녀의 삶을 얼핏 보면 자유인 같지만 일 분 일 초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그녀를 처음 본 것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문 때 외국어 봉사팀에서였다. 그녀는 약 150여 명의 통역 봉사단을 관리하는 부회장으로 녹록지 않은 일을 한 치의 오차 없이 당차게 해냈다. 그녀는 현재 CJ 주식회사 법무컴플라이언스팀에서 근무하는 미국 변호사이다.

▲ 김윤주 변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2014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마련된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영어 통번역 봉사자로 활동했다.





▶학창 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아주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외가가 천주교 집안이라 유아세례를 받았는데 초ㆍ중ㆍ고등학교 때도 주일학교를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녔어요.(웃음)



▶어릴 적 꿈도 변호사였나요?

아니에요. 본래 저는 라디오 방송국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어요.(웃음) 라디오와 음악도 좋아하고 자유롭게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같아 좋았어요. 창조적인 작업을 좋아하거든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요즘처럼 미디어가 아주 발달하지 않아 방송 제작자가 되는 방송사 공채 시험은 어려워서 언론 고시라고 불렀죠. 대학 내에서 공중파 방송국이 운영하는 방송 아카데미에 들어가 라디오 제작반 조교도 했어요. 그런데 아주 우연하게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되었죠. 사람의 일은 정말 한 치 앞을 모르는 것 같아요.



▶변호사가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사실 아버지께서 변호사에 대한 도전을 저에게 권고하셨는데 저도 흥미가 생겼어요. 한국에서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나왔지만 사실 미국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어요. 어떻게 보면 무작정 유학을 떠났던 거죠. 물론 어릴 적부터 영어는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나 미국에서 변호사가 될 정도로 잘했다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외국어로 공부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닌데 로스쿨 교육은 어땠나요?

미국에서 로스쿨 입학시험부터 보고 로스쿨 정규 과정을 밟으면서 변호사 시험을 보았어요.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도 없는 제게는 엄청난 도전이었죠. 수업준비를 하느라 3년 내내 도서관에서 적어도 하루에 7~8시간 이상 보냈던 것 같아요. 여행은 꿈도 못 꾸고 공부한 기억밖에는 없어요.(웃음) 마지막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는 3개월 정도는 하루에 12시간 이상 공부했던 것 같아요. 점심시간도 아까워서 바나나만 먹으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그래도 간신히 합격해서 너무 기뻤어요.



▶이야기 들어보면 저 같은 경우는 꿈도 못 꾸겠어요. 미국 변호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저는 제 경비로 미국 로스쿨 공부를 했어요. 그런데 정부나 기업에서도 국비 혹은 회사 비용으로 유학 보내주기도 하고 한국 내에서도 미국 학교와 연계하여 미국 법학 관련 학위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과정이 있다고 해요. 유학이 여의치 않더라도, 다른 많은 길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잘 알아보시면 좋겠어요.



▶미국에서 변호사로 어떤 일을 하셨나요?


법정에 출석하는 송무(소송업무) 변호사 일을 제일 먼저 했어요. 졸업하자마자 LA에 있는 작은 법률사무소에 취업했어요. 매일 아침 법원에 가서 기일(Hearing) 참석하고 돌아와서 서면(pleading paper)을 쓰고, 법률 조사하고, 상대방 변호사와 협상하는 등 재판 준비를 했어요. 상당히 스트레스받는 일이었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제가 미국 법정에서 영어로 남들을 변호하는 일을 하다니 스스로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했죠.


▲ 김윤주 변호사가 정호승 시인 강연 봉사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자주 봉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봉사하면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껴요. 이 뿌듯한 감정을 은총이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 허영엽 신부님이 강의 때 출석체크나 체온 점검 등을 봉사로 시키셨어요. 저는 어떤 봉사든 상관없어요. 나를 필요로 한다면 크든 작든 모든 봉사가 나를 즐겁게 만들어줘요.



▶특별한 체험이나 보람 있었던 경험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변호사 업무가 스트레스도 크지만 보람도 있어요. 특히 회사에서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던 해외 소송에서 30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금전을 되찾았을 때 정의가 살아있는 것 같아 무척 기뻤어요.(웃음)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 인생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제가 조언을 할 사람은 못되어요.(웃음) 길을 먼저 간 사람으로 말을 하자면 우리는 삶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계획도 세우고, 실행하고 노력하죠. 좋은 미래를 위해서 어렵고 피하고 싶은 것도 감수하기도 해요. 그런데 최선을 다했는데도 계획대로 이루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제가 짧은 인생을 살면서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이 있어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계획하고 계신다는 것이죠. 그래서 하느님이 세우신 계획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하느님의 계획에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한 깜짝 놀랄 기회를 포함할 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내 계획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좌절하고 미래가 불안할 때 주님을 믿고 기다리며 기도를 많이 하려고 해요. 그러면 정말 길을 열어주세요.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어떤 김윤주 마리아가 되고 싶은지?


기회가 된다면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청년)과 만나 언니, 이모 같은 멘토가 되어 삶의 방법 같은 것도 공유하고 싶어요. 저도 그 친구들에게 정서적 위안을 받을 것 같아요.


▲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도원에서 개인 피정 시간을 보내는 김윤주 변호사.



▶가장 즐겨 하는 기도는 무엇인가요?

물론 화살기도죠. 특별히 형식도 없고 그때그때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하느님과 자주 대화하고 싶어요. 화살기도 다음으로 많이 하는 기도는 묵주기도예요. 청원의 간절함 뿐만 아니라 매 신비마다 예수님의 일생을 묵상할 수 있어서 좋아해요. 제가 바라는 것이 항상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느님께서 제가 상상도 못 하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는 것을 믿거든요.

그리고 자주 하지 못하는 어려운 기도는 시간전례(성무일도)인데 재미는 최고예요. 이 기도는 몇 년 전 트라피스트 수도원에 개인 피정가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우왕좌왕했고 수녀님들을 따라서 시간전례 책을 이쪽저쪽 들춰가면서 간신히 따라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기도가 끝나면 시간전례 책을 들고 제 방으로 들어가 가톨릭 굿뉴스 앱을 참고해서 다음 시간전례를 준비해 가서 시간전례 시간에 따라 하곤 했어요.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 있나요?

“네 손으로 벌어들인 것을 네가 먹으리니 너는 행복하여라, 너는 복이 있어라.”(시편 128,2)

전 앞날이 불확실하고 초조할 때 이 구절을 보고 힘을 내요. 요행을 바라지 않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주님께서 이를 알아주시고 그 결과를 누릴 수 있게 해 주시리라 믿게 돼요.(웃음)



김윤주 마리아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목구멍으로 뜨거움이 자꾸 치밀어 오르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왜일까요. 그녀와 같은 가톨릭 젊은이들이 있어 세상은 더 따듯하고 밝아질 것이라 희망해봅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 허영엽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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