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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준의 병적 징후] 탄소 중립에 투표하라

[정형준의 병적 징후] 탄소 중립에 투표하라

정형준 토마스 아퀴나스(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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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9 발행 [1645호]


2022년이 밝았다.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연속되어 행정권력을 연달아 선출하는 보기 드문 한해다. 선거에서 다뤄야 할 수많은 쟁점이 있을 것이다. 특히 2년간 지속되어온 코로나 팬데믹은 한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를 변화시켰고,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이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어서 코로나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이 코로나 위기가 사실은 무차별 자연파괴,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란 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하고 생태친화적인 대전환을 이뤄야 하는 과업이 이번 선거에 반영되어야 마땅하다. 특히 기후위기 문제는 인류의 생존이 걸린 만큼 무엇보다 무겁게 다뤄져야 한다.

2021년 한해만 보더라도 미국 텍사스 지역까지 도달하는 한파와 이로 인한 정전사태가 있었고, 최근에는 역대급 토네이도로 수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건물이 파괴되었다. 캘리포니아, 그리스, 호주권역의 이상고온은 대규모 화재를 불러일으켰고, 저지대는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게 되었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계속 나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기후과학자들의 분석으로는 현재의 기상이변은 1990년대 인류가 배출한 탄소로 인한 온난화 작용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배출하고 있는 막대한 온실가스의 후폭풍은 앞으로 10여 년 이후에 닥친다고 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는 문제는 차일피일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물론 한국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지만, 이제 주요 산업국가의 하나인 한국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당장 어떤 식으로 탄소 중립에 도달할지에 대해서 치열하고 구체적인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한국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서도 기후 악당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아직 미진한 전환계획만 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까지 대선을 앞둔 국면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이나 코로나 이후의 대전환에 대한 토론과 논의는 거의 없다. 여전히 경제성장률과 주가지수 등으로 대표되는 팽창지향의 경제 정책이 주된 화두이고, 에너지전환 정책 등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후미에 있다. 앞으로 닥칠 기후변화와 또 다른 신종 감염병 대응체계 등은 지금 당장 준비해도 되돌리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일이지만, 당장 눈앞의 이권과 이해관계가 더 강하게 반영되는 선거국면은 너무나 안타깝다.

물론 이런 데에는 우리 사회 지식인들, 그리고 이 문제를 주되게 주장해 온 환경운동가들의 한계도 한몫했다. 기후문제 해결을 개인의 실천과 친환경 소비 문제로 국한했거나, 과학적 정보전달 선전수준의 거대담론화만 한 점이 그렇다. 따라서 우리가 필요한 모든 정책에 탄소 중립의 가치와 전환적 방향성이 담겨야 한다. 예를 들면 보건의료정책에서는 과잉 의료공급과 수도권 집중화를 해결할 공공병원과 공공클리닉을 지방에 균등하게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지방 공동화를 부추기고 어쩔 수 없는 의료이용을 위해 수도권으로 쏠리는 에너지를 줄이는 건 탄소 중립 과제임과 동시에 공공의료 확대라는 시대 과제와 일치한다.

또 다른 예는 대중교통과 자전거 등 친환경 연계 교통수단의 확대다. 이 역시 시민 건강과 편의성 외에 탄소 중립 과제에 부합되는 방향성으로 전 지역에 확대 도입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전기자동차 확대 등 이동수단 문제는 물론이고 교육 문제도 수도권 쏠림을 막고 지방 균형발전을 통해 탄소 중립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수많은 정책과제가 기후위기를 막는 방안과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밝히고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를 해야 탄소 중립이 우리 삶의 모든 곳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대통령 후보 토론도 최소한 한차례는 기후위기 대응만을 쟁점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올 한해 선거에 모든 정책을 기후위기 대응의 중장기적 과제와 견주어 평가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게 지금 지식인과 정치권의 책무다. 그리고 그런 평가 속에서 이제 말해야 한다. 탄소 중립에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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