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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반가웠습니다”

[사도직현장에서] “반가웠습니다”

박원재 신부(마리스텔라 실버타운 원장 겸 마리스텔라 준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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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6 발행 [1646호]



우리 마리스텔라는 실버타운이지만, 옆 건물에 ‘성모 요양원’이 있습니다. 같은 인천교구 산하 기관으로 수녀님께서 운영하는데, 옆 건물에 있다 보니 주일 미사나 병자성사와 같은 성무적으로 필요한 게 있을 때 제가 지원을 가곤 합니다. 또한 수녀님이 운영하시는 곳이다 보니, 우리 마리스텔라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들 또한 요양원으로 가셔야 할 때 그곳으로 가기를 많이 원하십니다. 하지만, 요양원이 워낙 인기가 좋아 자리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많은 대기를 하게 되는데, 우리 마리스텔라에 계시다 성모요양원으로 이사를 하게 되신 어머님 한 분에 관한 이야기를 짧게 해볼까 합니다.

어느 날 주일에 요양원 주일 미사를 지원하기 위해 제의를 차려입고 요양원에 갔습니다. 요양원에서 항상 같이 미사를 봉헌하던 낯익은 어르신들 사이로 낯익은 듯 아닌 듯 보던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그분은 바로 우리 마리스텔라에서 계시면서 매일 저와 마주치면 한쪽 손으로 보행 보조기를 끌고, 또 다른 한쪽 손으로는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를 해주시던 어머님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한 끗 차이로 더 이상 실버타운에 계시지 못하고 요양원으로 가셔야 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항상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우리 기관은 요양원이 아니기에 독립적 생활이 불가하신 분들은 퇴소하셔야 하고, 제 마음은 아프지만 그래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이러니합니다. 그래도 우리 마리스텔라에서 함께 지내왔던 시간들이 정으로 남아, 요양원에서 잘 지내시는 것 같아 마음은 놓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치 돌아가신 것 마냥 마음이 아려옵니다. 비록, 우리 시설에서 더 이상 지내실 수 없더라도 다른 곳에서라도 잘 지내시기를 바라며, 다른 기관에서 보니 더욱 반가웠고, 마음이 아팠던 순간이었습니다. 어느 곳에 계시던 신앙생활 성실히 하시며 주어진 삶을 재미있게 살아내 나가시기를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박원재 신부(마리스텔라 실버타운 원장 겸 마리스텔라 준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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