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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서울가톨릭연극협회(최주봉, 요셉, 서울가톨릭연극협회장)

[신앙단상] 서울가톨릭연극협회(최주봉, 요셉, 서울가톨릭연극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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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3 발행 [1649호]



2015년, 서울가톨릭연극협회가 발족하면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신앙생활의 기간도 짧고, 믿음도 부족한 저에게 선배님이 찾아오셔서 “자네가 회장을 좀 맡아야겠다”라고 부탁하시는데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 이전에도 가톨릭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이 있어서 한 달에 한 번 모였었다는데, 정식으로 단체를 만들어서 제대로 운영해보자 는 이야기가 나왔던 모양입니다.

협회를 만들자니, 회칙도 만들어야 하고, 정기적인 모임과 활동도 있어야겠고, 임원진들도 꾸려야 하고, 무엇보다 회원들이 모여야 하니 여기저기 연락해서 함께할 사람들을 모아 창립총회를 했습니다. 어떻게든 해보자고들 해서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시작한 활동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니까 봉사를 하더라도 공연을 통해 봉사합시다”라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가톨릭 연극인들이 모여 첫 공연을 하는데 임치백 요셉 성인에 관한 작품이었습니다. 연출은 유환민 신부님이 맡아 주셨고, 공연장은 교구청 마당에 만든 무대로 삼아 비용을 크게 줄였습니다. 특별히 염수정 추기경님도 ‘체포되어 온 천주학쟁이’ 중 한 명으로 찬조 출연을 해주셨지요.

그 공연을 앞두고 제작비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회원들이 함께 워크숍을 한 후 제가 모델로 활동하던 ‘여명 808’의 남종현 회장님께 공연을 위한 후원을 부탁드리려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말씀드리기 전날 밤에 회원들에게 함께 기도하자고 청하고 헤어졌는데, 잠이 안 오는 겁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살면서 제일 간절하게 했던 기도였습니다. 주님께서는 저희 사정을 다 아시니까, 도와달라고 청했습니다. 어떻게 말을 꺼낼지, 어떻게 설득할지 절 이끌어 달라고 졸랐지요. 온갖 장황한 말로 한참을 기도했는데, 그때의 기도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면담하며 후원을 부탁드리는데, 제가 길게 말을 잇기도 전에 너무나 흔쾌하게, 우리가 요청한 금액보다 더 큰 금액을 턱 내주셨습니다. 사실 그분은 불교 신자라서, 제가 가톨릭 연극을 위해 후원을 청하는 것도 좀 면목이 없던 차에, 관대하게 베푸는 마음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회원 한 사람도 저와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무릎 꿇고 기도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저희가 참 절실했고, 하느님께서는 그런 저희의 간절함을 보시고 도와주셨나 봅니다.

그렇게 첫 공연으로 ‘요셉 임치백’ 무대를 가졌고, 여러 가지 좋은 성과도 보았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저희 서울가톨릭연극협회가 벌써 7년째 접어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하던 활동이 많이 멈췄지만, 처음 계획대로 공연을 통해 봉사하고자 하는 가톨릭 신자 연극인들이 모여서 주님께 영광이 되게끔 지향을 모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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