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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의 토닥토닥] (8)늘 싸우는 엄마 아빠, 저도 너무 힘들어요!

[박예진의 토닥토닥] (8)늘 싸우는 엄마 아빠, 저도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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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7 발행 [1651호]
▲ 박예진 한국아들러협회장



은서는 아빠가 퇴근하는 시간이 되면 불안합니다. 오늘 밤은 조용히 넘어갈까? 요즈음 아빠는 장사가 잘 안된다며 자주 술을 드시고 집에 옵니다. 그런 아빠를 보고 엄마는 이런 상황에 술이 넘어가느냐고 잔소리를 합니다. 그렇게 엄마 아빠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그럴 때면 은서와 동생은 이불 속에서 벌벌 떱니다. 은서는 부모님에게 제발 그만 좀 싸우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 용기도 나지 않습니다. 그래 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싸울 때만큼은 부모에게 은서와 동생은 없는 사람입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두 사람이 없어져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은서와 동생에게는 밤이 너무 깁니다. 엄마 아빠의 싸우는 소리가 너무 무섭습니다. 엄마도 아빠도 집도 다 싫고, 자기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면 좋겠습니다. 엄마 아빠가 싸울 때면 자신은 버림을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올라옵니다. 실제로 이혼을 한다면서, 넌 누구와 함께 살 것이냐고 묻기도 했으니까요.

부부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풀리지 않는 갈등까지 다양한 싸움의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녀 양육 방식의 차이, 서로 통제하려고 하는 것, 무시하는 말과 태도, 양쪽 부모 문제, 성격 차이, 경제적 문제, 외도, 술 등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데 싸움을 하는 부모와 사는 자녀들은 무척 불안하고, 싸움의 탓이 자신들로 인한 것으로 생각해 죄책감을 느끼고, 타인들이 이런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수치심으로 가득 차서 생활한다는 것을 생각해보셨나요?

부부 싸움은 자녀에게 왜곡된 신념을 갖게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싸움으로 ‘나는 무능력하다, 쓸모없는 사람이다, 부족하다’ 등 자존감과 자신에 대한 믿음에도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싸움을 말리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무력감을 갖게 하며 급기야 ‘나는 존재 가치가 없다’는 생각으로 자기 비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나선다고 환경이 달라지지 않음을 이미 잘 알고 있으니까요. 또 관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면으로 부딪쳐 해결하기보다는 눈치를 보고 피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러면서도 무의식중에 자신을 더 위험한 상황에 노출하기도 합니다. 속으론 깊은 두려움과 불안이 있으면서도 위험한 환경이 무감각해져서이기도 합니다. 부모가 싸움으로써 주도권을 다투는 환경에서 자란 자녀는 힘을 휘두른 것에 익숙해지고 다른 희생자를 만들기도 합니다.

부모들은 말합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려면 다툼도 할 수밖에 없다”고. 그러면서 상대방을 비방하고, 자녀에게 “너희 때문에 이렇게 산다”며 윽박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는 아이들을 더 상처받게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부모는 적절한 신체적, 심리·정서적, 경제적으로도 자녀를 돌봐야 합니다. 아이가 폭력적인 장면이나 환경에 자주 노출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자녀의 삶, 전 생애에 영향을 주기도 하니까요.

인간은 안전한 대상과 안전한 관계를 맺고 싶은 기본적 욕구가 있습니다. 가장 편안하고 안정되어야 하는 곳이 가정이고,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궁극적으로 혼자라는 외로움으로 허기진 마음을 달래려고 많은 시간을 허비합니다. 부모의 싸움은 부모들만으로 문제가 아닌, 자녀에게도 이렇게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 싸움하는 것을 멈추고 작은 대화부터 시도해 보세요. 자녀를 위해 싸움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고, 부모 자신과 자녀 모두를 위하는 것입니다.



※자신, 관계, 자녀 양육, 영성 등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사례를 보내주세요. ‘박예진의 토닥토닥’ 코너를 통해서 상담과 교육 관련 조언을 해드리겠습니다. 사례는 adlerkorea@naver.com으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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