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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1주일 - 광야에서도 우리 곁에 계시는 주님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1주일 - 광야에서도 우리 곁에 계시는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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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6 발행 [1652호]
▲ 이스라엘 유다 광야 전경.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이 있습니다. 좋은 일에는 방해가 많이 따른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시면서 인류 구원의 길을 준비하셨는데, 악마가 다가와 방해 공작을 편 것입니다.

먼저 악마는 예수님께 돌을 빵으로 바꿔보라고 요구합니다. 물질로 백성의 마음을 얻으라는 유혹입니다. ‘하느님은 모세의 백성에게 빵을 내려주시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시지 않았던가? 메시아라면 백성에게 먹을 빵과 살 땅을 보장해 줘야 하지 않는가?’ 의식주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빵이 절대화되고 물질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생각, 경제 제일주의의 유혹은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고,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신명 8,3)

이어서 악마는 자신에게 엎드려 절하면 세상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막강한 세상 권력과 눈부신 영화로 백성의 마음을 휘어잡으라는 유혹입니다. ‘다윗과 솔로몬은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적 번영으로 부강한 나라를 만들지 않았던가? 다윗의 후손인 메시아라면 마땅히 그런 권세와 영화를 갖춰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세속 권력과 영화를 절대시하면 반드시 큰 폐해를 낳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응대하십니다.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예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신명 6,13 참조)

마지막으로 악마는 성경까지 유혹의 도구로 삼습니다, 시편 91편 11절-12절에서 하느님께서 천사들을 시켜 의인을 보호해 주신다고 했으니,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고 요구합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빌려 메시아임을 공개적으로 입증하여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으라는 유혹입니다. ‘엘리야 예언자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오게 함으로써 참된 하느님을 드러냈듯이(1열왕 18,20-40), 메시아도 그래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내 명예와 이익을 위해 하느님께 기적을 요구하는 것은 신앙을 거스르는 짓입니다. 하느님의 일꾼이 되어 그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하느님을 나의 일꾼으로 삼아 내 뜻과 욕망을 채우려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 유혹도 단호하게 물리치십니다.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떠보지 마라.”(신명 6,16 참조)

우리 인생 여정에는 광야처럼 힘든 시간이 종종 있습니다. 그때마다 유혹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하느님보다는 재물과 권력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 나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서 하느님까지 이용하고자 하는 욕심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유혹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광야에서도 그분은 우리 곁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몸소 유혹을 당하고 극복하셨던 그분은 우리도 하느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유혹의 목소리를 떨쳐버리도록 도와주고 격려해 주실 것입니다.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제2독서)



손희송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
▲ 손희송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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