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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돋보기] “이 아이의 사진을 푸틴에게 보여줘라!”

[현장돋보기] “이 아이의 사진을 푸틴에게 보여줘라!”

이지혜 보나(신문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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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3 발행 [1653호]



놀이터에서 뛰어놀아야 할 어린이가 구급차에 실린 채 축 늘어져 있다. 구급차의 병상에 실린 한 어린아이의 발끝에 힘이 없다.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풀에서 러시아군의 폭력으로 부상당한 6살 소녀는 끝내 의사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 한 의사는 현장에 동행한 AP통신 기자의 카메라를 응시한 채 소리쳤다.

“이 아이의 눈과 지금 울고 있는 의사들의 눈을 푸틴에게 보여줘라!”

러시아가 민간인 지역에도 공격을 시작하며 어린이 사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외신들은 일제히 러시아의 폭격으로 사망한 어린이들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 우크라이나에 추기경 2명을 파견했고, “우크라이나에서 피와 눈물의 강이 흐르고 있다”며 “이는 군사적 작전이 아니고 죽음과 파괴, 고통을 뿌리는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죽음과 파괴, 고통을 흩뿌리는 전쟁의 파편을 피해 부모와 생이별하고, 어두운 방공호에서 몸을 숨기고 있는 작은 인간들의 모습이 인간의 잔혹성 뒷면에 숨은 나약함을 엿보게 한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가장 큰 비극은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가 말했듯,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어린아이가 자신의 것이 아닌 죗값을 치르는 것”이다.

방공호와 지하 벙커에서 신생아가 태어난 소식도 들려온다. 우크라이나 보건부 장관은 SNS를 통해 전쟁 중에 태어난 아기의 사진을 공유했다. “화재와 폭발 속에서도 삶이 한창이며,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퍼져나간다”고.

어린이들에게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어떻게 이야기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전쟁을 담은 동화책을 뒤적였지만, 답을 쉽게 찾지 못했다. 생명력 넘치는 아이들을 품에 안고, 동화책을 읽어주며 평화롭게 잠든 밤이 전쟁을 겪어내야 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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