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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5주일- 과거를 묻지 마세요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5주일- 과거를 묻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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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3 발행 [1656호]



흘러간 옛노래 중에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와 복음의 말씀을 보면, 주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과거를 묻지 않으시겠다고요….

“예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들을 생각하지 마라. 내가 새 일을 하려 한다. 나는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리라.”(이사 43,18-19)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 우리가 잘 되는 것입니다. 물론 ‘잘 된다’는 것은 세속적인 성공이 아니라, 주님과 영원히 하나 되는 구원에 이르는 것을 뜻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주님과 영원히 하나 되는 구원에 도달하기 위한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을 다 쓰레기로 여긴다고 말합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고통과 죽음을 겪으신 예수님을 닮아 그분 고난에 동참하여, 마침내 부활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달리고 있습니다”(필리 3,13)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 8,11) 그 여인이 왜 그랬는지 묻지도 않으셨고, 죄에 대한 용서를 별도로 선언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오직 한마디! 다시는 죄짓지 마라!

우리도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쓰고 싶은 과거가 있지 않을까요? ‘걱정하지 말아라!’ 하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도와주겠다. 네 안에서 내가 기적을 일으키겠다’고 하십니다.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겠다’는 말씀입니다. 그 말씀대로 주님께서 우리 각자의 삶 안에서도 기적을 일으켜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우리가 당신과 하나 되어 구원에 이르는 것입니다.

벌써 사순 제5주일입니다. 머리에 재를 받고 시작한 사순절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사순절은 우리 신앙의 핵심 신비를 묵상하는 때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고통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핵심 신비인데, 우리는 그것을 파스카(Pascha)의 신비라고 부릅니다. 파스카는 ‘거르고 지나간다’는 뜻인데,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탈출한 사건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이스라엘이 홍해 바다를 건너 종살이에서 해방되었듯이, 예수님은 고통과 십자가의 죽음을 지나 마침내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파스카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도 예수님처럼 고통과 죽음을 넘어 부활(파스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파스카 신비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고 희망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파스카하기! 이것이 우리 신앙생활의 목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허물로 누벼진 과거일랑 주님께 맡기고, 구원을 향해 나아갑시다. 극기와 절제로써 실천하기로 한 사순절의 결심을 다잡으면서, 부활의 기쁨을 경축할 때까지 다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유경촌(티모테오)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 유경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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