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사설] 탈시설 로드맵, 전면 수정 필요하다

[사설] 탈시설 로드맵, 전면 수정 필요하다

Home > 여론사람들 > 사설
2022.04.24 발행 [1659호]


4월 20일은 42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올해는 지하철에서 이동권 시위가 벌어지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유난히 컸다. 이동권 확대는 장애인들의 온전한 삶을 위해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다만 이동권 확대가 장애인 정책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국회에서는 ‘장애인 권리 보장 및 탈시설 지원 관련 법률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탈시설을 지원하고 대규모 거주시설은 단계적으로 축소해 10년 이내에 폐쇄하자”는 탈시설 찬성 주장과 “정부의 탈시설 정책 추진 이후 중증발달장애인들은 선택 기회도 없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반대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025년부터 매년 740여 명의 장애인을 지역사회에 정착시켜 2041년 탈시설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착을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동안 가톨릭교회는 일방적 탈시설 로드맵에 대해 수차례 우려를 표명했다. 3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발달장애인들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했고, 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도 “돌봄의 책임을 가족에게 전적으로 전가하는 현실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탈시설 문제는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끊어야 할 정도로 중요하다. 최근 초등학교 입학식 날 발달장애가 있는 8살 아들을 숨지게 한 어머니와 20대 발달장애인 딸을 숨지게 한 말기 암 환자 어머니가 구속됐다. 누군가에게 일방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건 전체주의 사회나 다름없다. 탈시설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탈시설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탈시설을, 시설에 머물기를 원하면 그렇게 해주면 된다. 탈시설 로드맵에 대한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
오늘의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