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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부활 제3주일, 생명 주일 - 내 양들을 돌보아라

[생활속의 복음] 부활 제3주일, 생명 주일 - 내 양들을 돌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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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1 발행 [1660호]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기는 했지만, 아직 스승의 부재 상태에서 갈팡질팡하는 제자들은 다시 호숫가에 고기잡이하러 갑니다. 밤새 허탕을 치고 아침이 될 무렵, 지쳐있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직접 나타나셔서 기적 같은 도움을 주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 결과 그물을 끌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히고, 제자들은 그제야 스승을 알아보고 기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밤새 고기잡이로 지쳐있던 제자들을 위해 직접 숯불을 피워 물고기를 구워주시고 빵도 마련해 주시며 “와서 아침을 먹어라”라고 초대하십니다. 예수님이 직접 다정하게 건네주시는 빵과 물고기를 함께 나누는 이 황홀한 식탁에서 제자들은 얼마나 큰 감동과 위로를 받았을까요?

이때 예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을까요? “밤새 그물을 던지고 애썼는데 아무것도 잡지 못해서 힘들었지? 앞으로 내 제자로 살아가면서 계속 복음을 전하고 실천하는 일도 마찬가지일 거야. 처음에는 뜻대로 잘 안되고 박해도 받을 거야. 하지만 오늘 이 시간을 기억하면서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마! 너희가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먼저 구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내 계명을 최우선으로 삼으면서 어려움을 잘 견뎌내면, 오늘처럼 풍성한 결실을 보게 될 날이 올 거야. 내가 늘 너희와 함께할게!” 이런 묵상은 오늘날에도 실패와 좌절이 일상일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며 성체성사의 은총에서 재현됩니다.

식사 후 예수님은 베드로를 따로 불러 당신의 “어린 양”을 돌볼 사명, 즉 교회에서 최고 목자의 권위와 사명을 주십니다. 그 사명에 앞서 세 번이나 주어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예수님의 질문에는 베드로가 예수님께 드리는 그 사랑을 바탕으로 양들을 돌보고 사랑해야 한다는 당부도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베드로의 사랑이 충분하다고 여기셨을까요?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라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은 베드로에게도 이런 사랑을 요구하신 것이 아닐까요? 사실 베드로는 “나를 따라라.”라는 말씀대로 마침내 예수님과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았습니다.

5월 첫 주일은 ‘생명 주일’입니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0)라고 하신 착한 목자 예수님의 마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도 예수님의 그 마음으로 이웃을, 특히 스스로 자기를 지킬 힘이 없는 연약한 이들의 생명을 돌볼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과 맺는 깊은 인격적 친교 안에서 사랑의 능력을 키우고 힘과 용기를 얻게 된다면 “내 어린 양들을 돌보아라” 하신 주님의 당부를 더 잘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정우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 박정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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