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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우리 주님은 짱!

이문숙 수녀(비아,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대전관구 필리핀 면형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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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1 발행 [1660호]
▲ 이문숙 수녀



코로나가 시작되던 2020년 필리핀도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나라 전체가 외출 금지령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그로 인해 우리도 집에서만 지내면서 꼼짝 못 하고 있을 때 확진자가 줄어들어 차츰 봉쇄가 풀린다는 소식을 듣고 있던 중, 3개월간을 본당 미사 참여를 못 하던 어느 날이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느슨해졌을 때 본당 신부님께서 직접 수녀원까지 와서 아침 7시에 미사를 한다는 소식을 전해줬다. 너무나 감사했다.

우리 수녀 셋은 다음 날 미사 참석하러 본당에 갔다. 그런데 미사에 참여한 교우는 아무도 없었다. 아직 교우들은 코로나가 두려워서 집에서 꼼짝 못 하고 미사 참여하는 걸 엄두도 못 내고들 있었다. 제대 위에선 서로 거리를 두고 각자 떨어져서 세 분의 신부님이 미사를 드리고 계셨고, 교우석엔 우리 수녀 셋만 달랑 큰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게 되었다. 미사 드리는 건 아직 이르다는 걸 직감했기에, 미사 중에 속으로만 ‘신부님께서 성체를 모셔갈 수 있게 해주시면 수녀원에서 가톨릭평화방송 미사를 보면서 성체를 모신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다.

미사를 마치고 신부님께 인사드리니 신부님께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했다. 신부님은 제의 방에 가더니 작은 성합을 가져와선 성체를 옮기시는 게 아닌가? Oh, My God!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다니?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을 뿐인데…. 속까지 다 들여다보시고 계시는 주님이심을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기적을 체험하게 하시다니, 이렇게 좋은 주님이셨구나. 그래서 지금껏 그분만을 믿고 의지하며 사는 것이 아주 잘하는 거라는 걸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보여주시다니…. 역시, 우리 주님은 짱이셔! 멋진 분이시고 말고. 짧은 순간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되뇌며 큰 감동을 받고 신부님께서 건네주시는 성체를 받아 모시고 “Thank you”, “Thank you” 하며 여러 번 감사 인사를 드렸다.

가벼운 발걸음 되어 사뿐사뿐 돌아왔고, 3개월간 모실 수 없었던 우리 주님을 편안한 마음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모시면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른다. 공동체 미사가 중지된 기간 모시지 못한 성체가 정말 꿀맛처럼 느껴졌다. 코로나로 인해 결코 힘든 일만 있는 게 아니었음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기에 나눠본다.





이문숙 수녀(비아,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대전관구 필리핀 면형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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