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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다시 코로나19 그 이후(황필규, 가브리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시사진단] 다시 코로나19 그 이후(황필규, 가브리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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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8 발행 [1661호]



인권활동가들, 연구자들, 실무가들과 함께 코로나19를 둘러싼 인권문제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정리하고 법령과 정책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개별적인 인권침해 사례에 개입하며 지내온 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모임을 갖고 다시 길을 묻는다. 여전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 떠나고 잊혀진 이들, 미래의 피해자들을 위한 성찰과 변화를 얘기한다. 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바꿔야 하나.

코로나19 백신 피해가족들을 만나고 사망자들을 위한 추모제에 참석한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얼마 안 있어 사망하거나 건강상태가 매우 안 좋아졌는데 당국에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다. 분노와 불신이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감염병예방법은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사망에 대해 ‘과실 유무에 관계없이’ 국가가 보상하도록 규정하지만 그 인과관계가 인정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부에 대해 부분적 지원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손해를 보전하거나 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코로나19 사망자, 중증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기자회견과 추모제에 참석한다. 감염병예방법은 ‘국민은 의료기관에서 이 법에 따른 감염병에 대한 진단 및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만 다른 규정이나 하위법령의 규정으로 그 지원범위를 사실상 ‘격리 시 치료’로 제한하고 있다. ‘격리’ 중 사망하지 않으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통계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인권 관련 모임에서, 정부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그리고 이런저런 토론회나 강연에서 계속 등장한 이슈는 건강 형평성의 문제였다. 노동자, 이주민, 장애인, 홈리스, 시설수용자 등 다양한 취약성과 차별적 시스템에 노출된 이들의 문제에 대해 많은 논의와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정말 더디고 협소하게 부분적으로만 개선이 됐다. 이 문제를 제대로 접근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담 부서의 설치와 여러 단위 간의 유기적 연계가 필요함을 호소했지만 권한과 책임이 없는 형식적인 담당만을 뒀을 뿐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새 정부 출범 후 100일 내 코로나 대응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겠다는데 2년 넘게 이어져 온 방역정책을 단기간에 점령군이 작전 펼치듯 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그동안의 코로나19 대응을 ‘정치, 자만, 방심 방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5년간의 국가 청사진을 제시할 책임 있는 기관의 언어인지, 기존 관련 당국과 의료 전문가들을 다 정치적으로 규정하고 강제로 교체하겠다는 것인지 당황스럽다.

정작 이 ‘로드맵’에는 2만 명이 넘는 사망자에 대한 애도와 기억의 계획이 없다. 그동안 문제가 된 사회적 약자, 취약집단과 취약상황, 건강 형평성에 대한 고민이 없다. 코로나19 사망자, 중증환자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별다른 대책이 없고, 백신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지원의 대상과 범위를 조금 늘리겠다는 수준이다. 인권을 고민하는 담당조직의 설치, 전문가,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에 대한 구상도 없다. 이것이 사회 대다수 구성원이 기대하고 기다렸던 것에 미치지 못함은 분명한 것 같다.

코로나19 그 이후의 세계는 달라야 하고 다를 수 있다. 권한과 책임이 있는 이들이 진심의 ‘무한 책임’과 ‘경청’의 자세를 가지면 된다. ‘정치, 자만, 방심’을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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