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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가톨릭의 미래, 교회도 MZ세대 취향에 집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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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톨릭 청년이다] (1)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 박혜리·진승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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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2 발행 [1663호]
▲ 서가대연 진승현(왼쪽)씨와 박혜리씨가 하쿠나 성시간을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서울 홍대입구역은 ‘불금’을 즐기려는 청년들로 왁자지껄했다. 같은 시간 그 인근에 있는 청년문화공간JU 동교동에는 그 어느 때보다 거룩하고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이하 서가대연)에서 거행한 하쿠나(Hakuna: 걱정 말아요) 성시간이었다. 잠깐의 멈춤으로 성체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는 대학생들의 얼굴은 평온하고 행복해 보였다. 그들 가운데 ‘나는 가톨릭 청년이다’ 첫 주인공이 있었다. 서가대연 박혜리(미카엘라, 22, 서울대교구 대림동본당)씨와 진승현(클라라, 24, 서울대교구 대치동본당)씨다. 박씨는 서울대학교 가톨릭학생회인 ‘울톨릭’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진씨는 덕성여자대학교 가톨릭학생회 ‘데레사’ 소속이다. 서가대연 전례부 복사단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일꾼이 없어 고민인 가톨릭학생회


서가대연은 현재 서울 소재 일반 대학 33곳의 가톨릭학생회가 참여하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대학이지만, 모두 같은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다. 바로 ‘활동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울톨릭 부회장 박혜리씨는 “최근 동아리 활동하는 대학생들이 줄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가톨릭학생회에 들어오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동아리방에 걸린 예전 사진을 보니 열댓 명씩 찍혀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한때 부원이 3명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어요. 어떻게든 학생회를 유지하기 위해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풀리자마자 회장단이 진짜 ‘멱살 잡고’ 신규 부원 모집에 나섰어요. 그렇게 부원이 16명이 되긴 했는데, 주모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5명밖에 안 돼요.”

대학생들은 기껏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해 놓고 왜 활동을 하지 않는 걸까. 박씨가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

“이해는 되는 게, 다들 공부하랴 취업 준비하랴 너무 바쁘잖아요. 한두 번 빠지다 보니 그냥 쭉 안 오게 되는 거예요. 제가 부원들에게 와달라고 계속 말해도 별로 효과가 없어요. 그리고 다른 동아리는 주로 운동 같은 취미활동을 같이 하는데, 저희 가톨릭학생회는 함께 기도하잖아요. 그런데 많은 청년이 기도를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사실 요즘은 동아리 활동을 안 해도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같은 SNS로 얼마든지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부원 모으기가 상당히 힘든 상황입니다.”



마음의 치유를 원하는 청년들


박씨는 “부원이 잘 안 모여 솔직히 지치긴 하지만, 그래도 항상 나오는 5명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가대연에 오면 다른 학교 학생들과 이런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해진다”고 덧붙였다. 사실 박씨도 가톨릭학생회였던 어머니로부터 가톨릭학생회를 처음 추천받았을 때 “재미가 없어 보인다”며 거절한 적이 있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던 그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큰 상처를 입고 매일 울 적의 일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마음에 첫 주모임에 참여했고, 그렇게 대학생활 제2막이 시작됐다.

“수녀님과 회장님 그리고 부원들이 저를 너무나도 환영해주고, 제가 하느님이 보내주신 선물이라고 말해줬어요. 그 따뜻함에 감동받았고, 그동안 사람들에게 받았던 상처가 치유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현재 박씨는 본당 전례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30대 언니오빠들과 어울리며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진승현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와 세례를 받은 뒤, 계속 냉담했다. 코로나19와 개인 사정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으로 괴로워하던 그는 갑자기 성당을 떠올렸다. 그렇게 지난해 10년 만에 새벽 미사에 참여했고, 큰 위로를 받았다.

“제가 갖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말 못하는 이 내면의 아픔을 하느님께선 온전히 받아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너무 행복했어요. 그래서 냉담을 풀고 청년 활동을 알아봤는데, 아이들이 좋아서 본당 중등부 교리교사로 활동하게 됐어요.”






청년에게 가톨릭은 진입장벽이 높다?


하지만 진씨가 교회로 돌아오는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가 처음 성당에 다시 찾았을 때 느낀 감정은 바로 ‘답답함’이었다.

“예비 신자는 교리교육이라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처럼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신자는 기도문이나 미사 예절 등에 관해 정말 모르는 게 많은데 어디 배울 곳도 없고, 편하게 물어볼 사람이 없는 거예요. 개신교 교회 같은 데선 새로운 얼굴이 있으면 먼저 와서 인사도 걸고, 이것저것 알려준다더라고요. 그런 점이 좀 아쉬웠죠. 누군가 저를 챙겨주고 관심을 준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진씨는 매일미사 책을 사서 기도문을 외우고, 인터넷으로 묵주 기도하는 법도 찾아 외웠다.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는 있었지만, 혼자 힘으로 배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미사 끝나고 보좌 신부님을 붙들고 궁금한 걸 물어본 적도 많았어요. 그런데 매번 바쁘신 신부님에게 일일이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단체에 가입된 청년이 아니면 잘 모르시고, 또 말 걸거나 알은 체를 잘 안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처럼 적극적인 성격이 아닌 청년들은 가톨릭에 관심을 가지고 막상 성당에 가도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껴서 나가떨어질 것 같아요.”

진씨는 가톨릭 공동체 특유의 위계질서나 수직적인 분위기에 적응 못 하고 떠나는 청년들도 많다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가 아는 한 친구는 다른 본당에서 전례부 활동을 했는데, 신부님과 나이 많은 활동 단원들의 고압적인 태도에 마음이 많이 상했대요. 그래서 ‘나이 어리다는 이유로 굳이 이런 대접 받으며 활동할 생각이 없다’며 전례부를 나왔죠. 그리고 그 뒤로 쭉 냉담하고 있어요. 이런 것은 가뜩이나 청년이 없는 본당에 참 큰 손실인 것 같아요.”



대학생들이 교회에 바라는 점


교회가 청년을 위한 사목을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두 대학생은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한동안 고민하던 이들은 “서가대연 신부님들이 저희를 위해 각 대학과 인근 본당을 연계해 사목적 지원을 받게 해주신 것이 정말 감사했다”며 “그렇게 애정을 갖고 우리 청년들을 신경 써주신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시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씨는 교구에서 피정의 집과 연계해 각 대학 가톨릭학생회에 할인 혜택을 제공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학생회 담당 수녀님을 통해 할인받아 살레시오회 대전 나자렛집으로 피정을 떠나 정말 행복한 ‘힐링’을 하고 왔다”며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시대에 청년들은 피정을 통해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청년을 위한 성지 순례 같은 프로그램도 좋을 것 같다”며 “각 본당에 청년 기도모임처럼 청년들이 설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씨는 “재미있고 쉬운 교리교육 영상 콘텐츠를 많이 제공해주면 저처럼 오래 냉담한 신자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라며 “본당 신부님들이 꼭 적극적으로 홍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계정은 사실 좀 재미가 없는 것 같다”는 쓴소리도 했다. “MZ세대 취향에 맞는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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