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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청년’ 신자들은 왜 안 보일까… 청년 사목에 ‘장투’ 해주세요!

‘남성 청년’ 신자들은 왜 안 보일까… 청년 사목에 ‘장투’ 해주세요!

[나는 가톨릭 청년이다] (4) 청년 신자 신동훈·한일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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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8 발행 [1678호]
▲ 신동훈(이냐시오)씨와 한일환(요셉)씨가 인터뷰를 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나는 가톨릭 청년이다’ 이번 주인공은 교회에서 가장 만나기 어려운 부류다. 바로 ‘남성 청년’ 신자다. 각 본당 청년 미사 참여자나 단체 활동 청년을 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대체로 더 많다. 신규 유입도 남성이 더 적다. 지난해 청년(만 20~39세) 영세자 수를 보면, 여성(4207명)이 남성(3873명)보다 300여 명 더 많았다. 1500명이 넘는 군인(군종교구) 영세자 수를 빼면 남녀 간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다. 이렇다 보니 본당들은 하나같이 “남성 청년이 너무 없다”고 하소연하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교회 품에 남은 남성 청년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남성 청년이 보기 드문 교회

“남성 청년이 성당을 다닌다? 그런 경우는 사실 잘 없죠.”

서울대교구 방배4동본당에서 청년회장을 지낸 신동훈(이냐시오, 34)씨 말이다. 현재 그가 활동하는 본당 전례단과 성가대 통틀어 남녀 성비는 3대 7로, 여성이 훨씬 더 많다. 신씨는 “원래 본당에서 활동하는 신자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많긴 하지만, 청년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고 전했다. “사실 남성이 적다고 해서 안 좋거나 불편하다고까지 말하기는 힘들죠. 다만 성가대는 테너와 베이스가 부족해 4성부로 노래를 못하게 되고, 관습상 남성이 하던 1독서도 여성이 하게 되는 변화는 있죠. 그럴 때 ‘남성이 정말 적어졌다’는 체감이 돼요. 다른 본당들도 남성이 너무 없다고 걱정이 많더라고요.”

청년회장 시절 신씨는 어떻게 더 많은 청년 신자를 본당 단체로 유입할지 늘 고민했다. 그러던 중 서울 옥수동본당에서 청년 예비 신자를 대상으로 따로 세례성사를 거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청년만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본인도 예비 신자 시절 교리 봉사자들에게 많은 사랑과 보살핌을 받아서 좋은 기억이 있던 터였다. 신씨는 청년 세례 대상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연락도 주고받고, 한데 불러모아 단체활동 설명회도 했다. 그때 모인 십 수명 가운데 남성은 단 1명이었다.

“홀로 남성이라 그분이 좀 위축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남성 비율이 너무 낮으니까 그런 일이 생긴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냉담자가 되기 더 쉬운 모태신앙

신씨는 오히려 청년이 돼서 세례를 받은 신자들은 신앙생활에 대한 의지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본당에서 보면, 단체활동만 안 할 뿐 미사는 열심히 참여하는 분들이 많아요. 나이가 든 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게 큰 노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 분들은 오히려 쉽게 냉담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모태신앙인 신자들인 것 같아요. 오히려 자기 의지로 가진 신앙이 아니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가 어려운 것 같아요. 제 또래인 30대가 됐을 때 신앙이 약해져 냉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어릴 적부터 키워온 보물과 같은 신앙을 등지는 청년들을 보며 신씨에겐 고민거리가 생겼다. “제가 아기를 낳았을 때 ‘과연 유아 세례를 받게 하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야 물론 당연히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커서 자기 의지로 신앙을 가질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내 모든 행동이 선교가 된다

친가는 불교, 외가는 개신교 신자였던 신씨는 자신도 모르게 이끌려 가톨릭교회 품을 찾았다. 어릴 적 우연히 성당에 처음 간 날부터 말 그대로 ‘꽂혀서’ 모든 게 좋았다.

“엄격했던 아버지 때문에 세례는 못 받고 몇 년 동안 혼자 미사만 참여했어요. 그런 저를 눈여겨본 수녀님 손에 이끌려 드디어 세례를 받았어요. 그때 수녀님이 말씀하신 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너는 굴러 들어온 복덩어리다.’”

그 뒤로 신씨는 청년 전례단을 시작으로 본당에서 다양한 봉사를 하며 청년ㆍ어른 가릴 것 없이 두루 친하게 지냈다. 그리고 그런 생활을 SNS에 공유했다. 뜻밖에 그 모습을 보고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연락을 해왔다. 고등학교 친구가 10년 만에 연락해서 아들 대부를 서달라고 했다. 지금은 그 대자를 친조카보다 더 자주 본다. 기세를 타 작년에는 친한 친구 2명 아들과 대학 후배의 대부가 돼줬다.

“제가 재밌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것도 선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우리 교회도 가톨릭 신자 연예인 같은 유명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선교하면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개신교 신자인 비와이가 종교적인 내용으로 랩하는 거 멋있잖아요.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잖아요.”



냉담을 치유하는 것은 바로 사랑


한일환(요셉, 29, 목5동본당)씨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신앙을 의심한 적 없는 열심한 신자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면서 성당에 안 나간 적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본당 요청으로 잠시 복사를 선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불러놓고 수도자와 사제들이 챙겨주기는커녕 퉁명스럽고 고압적으로 대했다. 그때 마음도 상하고 공부도 바빠 그 뒤로 성당에 잘 가지 않았다. 이때 다친 마음은 대학교에 갈 때까지 이어졌다. 서강대학교에 진학해 가톨릭 동아리를 하면서 치유가 되고 다시 교회 품으로 돌아왔다. 봉사활동을 하고 서로 겪은 일에 대해 나눔을 하는 과정이 좋았다.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과외 봉사나 무료급식소인 영등포 ‘토마스의집’에서 배식 봉사한 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이런 게 바로 일반 사도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씨는 봉사의 기본은 ‘이 사람한테 도움이 돼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보시기에 가장 좋은 활동이 뭘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사목에 필요한 것은 ‘장기투자’

하지만 모든 청년의 마음이 그와 같진 않은 게 현실이다. 주변에서 함께 동아리를 하던 신자들도 점차 성당을 떠나기 시작했다. 마음이 불편했지만, 같이 성당에 가자고 한사코 강요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한씨는 크게 불안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교회도 생물처럼 위기상황을 맞아 자정작용을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성당에 와야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성당이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따뜻한 햇볕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라도 편안하게 와서 쉬고 갈 수 있는 공간이죠.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도직도 어렵지 않다고 봐요. 친구에게 힘들었냐고 물어보는 것도 사도직이죠. 성당은 괜찮은 사람들이 다니는, 마음 편한 곳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천천히 장투(장기투자)해야겠죠.”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한씨는 “냉담한 신자들도 자기 자리에 잘 붙어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를 하고, 하느님 보시기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하면 그분의 길이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한씨는 공대를 나온 엔지니어다. 누구보다 이성적 사고를 하는 그에게 간혹 왜 신의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도 들려온다. 그때마다 한씨는 답한다. “오히려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신앙에 대해 체험을 하게 된다는 말이 있어요. 빅뱅부터 양자역학까지 우주의 신비 중에 사람이 밝혀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잖아요. 저는 그런 신비들이 직간접적으로 신이 계신 걸 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하느님이 존재한다고 당연히 생각해요.”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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