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을 잇는 집, 성당건축

11회 세상 속의 교회 현대의 성당 건축

재생 시간 : 51:33|2022-02-28|VIEW : 607

11회 세상 속의 교회, 현대의 성당 건축 20세기는 제 1,2차 세계대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치유와 안정, 새로운 방향성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고 교회 안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전례운동’의 형태로 나타났다. ‘전례운동’의 가장 핵심은 ‘신자들이 전례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1903년 교황 비오10...


11회 세상 속의 교회, 현대의 성당 건축

20세기는 제 1,2차 세계대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치유와 안정, 새로운 방향성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고 교회 안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전례운동’의 형태로 나타났다. ‘전례운동’의 가장 핵심은 ‘신자들이 전례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1903년 교황 비오10세는 교서를 통해 신자들의 능동적인 전례 참여를 권고했고 교황 비오12세도 회칙 ‘하느님의 중재자’를 통해 전야미사 도입, 공심재 개정, 파스카 성야미사 복원 등 지속적인 개혁을 실현했다. 19세기 말부터는 베네딕토 수도회를 중심으로 초대교회의 전례 정신으로 되돌아가자는 전례부흥운동도 전개되는데 이러한 노력이 유럽 각국으로 확산되면서 전례 개혁을 위한 모임, 잡지간행 등 활동이 어어지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렸을 때 적극적으로 수용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1962년부터 65년까지 3년 동안 이어진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바를 고민한 자리였다. 제 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전례분야였는데 공의회 문헌인 전례헌장(Sacrosanctum Concilium)을 통해 신자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촉구했고, 라틴어가 아닌 모국어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고, 각 지역적 특성에 맞는 전례와 문화를 수용했다. 또 시대 변화에 따른 미사경본과 전례예식서를 개정하기도 했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루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미사를 집전하는 제대의 위치 조정이었다. 공의회 이전에는 제대가 제단 뒤쪽 벽면에 붙어있어서 신자들은 사제의 등을 보고 미사를 봉헌할 수 밖에 없었고, 라틴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제 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는 사제가 신자들을 바라보고 미사를 봉헌하도록 제대 위치가 제단 가운데로 옮겨지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새로운 기술과 철근 콘크리트나 유리 같은 다양한 소재들을 본격적으로 건축에 사용하게 되었다. 모더니즘이 크게 유행하면서 장식을 제거한 단순한 형태의 건물들이 많이 건축되었고 성당 건축 뿐 아니라 일반적인 건축에서도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건축을 고민하게 되는데,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이 건축에서도 반영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프랑스 동부 알프스 샤모니 근처에 해발 1000M 고원 지역에 세워진 ‘모든 은총의 성모 성당’은 사제이면서 화가이기도 했던 쿠트리에 신부가 성미술 운동(L’Art Sacre) 전개하면서 교회 밖에서 활동하던 마네, 모네, 르누와르, 마티스, 샤갈 등 당대의 유명 예술가들을 교회 안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초대해 건축에 참여하게 한 성당이다. 모든 은총의 성모 성당은 현대 건축의 형태지만 초대교회와 중세의 건축 양식과 공간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도미니코 성인을 묘사한 앙리 마티스의 작품과 예수님의 수난과 성녀 베로니카를 묘사한 조르주 루오의 다양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세례대를 장식하고 있는 마르크 샤걀의 작품 등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의 봉헌이 담긴 아름다운 모든 은총의 성모 성당은 고전적인 멋과는 다른 자유로우면서도 현대적인 요소가 많은 건축물이다.

‘현대 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르 꼬르뷔지에가 지은 롱샹 성당은 곡선과 빛과 콘크리트를 사용해 장식적인 면을 배제하고 단순한 공간으로 설계되어 곡선 평면과 공간배치에서 르 꼬르뷔지에의 자유로운 창조성이 발휘된 공간이다. 성당의 남쪽면의 벽체에는 다양한 크기의 창문이 배치되어있고, 성당 내부에는 우측에만 신자석이 배치되어 있는 독특한 형태를 보여준다. 롱샹 성당의 내부는 제단 쪽이 낮게 설계되어서 신자석과 제단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여러 형태와 색상의 창문은 햇빛을 통해 다양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나라 성당들 중에서 아름다운 현대 건축물로는 대구대교구의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건립된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을 꼽을 수 있다. 범어대성당은 교구 100주년 의미를 담아 성당 내부의 길이를 100m로 설계했다. 성당의 구조는 로마네스크 양식을 기초로 현대적 감각을 더해 직사각형 형태의 평면을 보여준다. 성당 정면의 세 개의 출입문은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전통적인 성당 건축의 모습을 보여주고 성당 내부에는 바실리카 양식에서 신자석과 제단 사이에 있었던 그리스도 신앙의 승리를 상징하는 대형아치가 구성되어있다. 조광호 신부가 제작한 220여점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한국적인 색상이 사용되었다.

타원형의 평면으로 설계된 수원교구 신봉동 성당은 신자석과 제단이 가까워서 전례를 집전하는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 2차 바티칸공의회가 지향하는 신자들의 능동적인 전례 참여를 가장 잘 반영한 공간이 타원형 평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수원교구 신봉동 성당은 유럽에서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인중 신부와 건축가 베르나르 게일러가 함께 건축했는데 김인중 신부의 작품으로 전례공간을 꾸미기 위해 처음부터 성당 설계와 작품 구상을 동시에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제단 뒷면에는 김인중 신부가 제작한 가로 9미터 세로 6미터 크기의 대형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설치되어있고, 제단 앙 옆에는 12사도를 상징하는 12개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배치되어있다. 제단 높이도 신자석과 큰 차이가 없이 설계되어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전례에 참여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